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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는 자전거에 걸쳐둔 다리를 어쩐지 떼기 싫다.

 

그는 계속 달려야 할 것만 같다. 속도를 맞춰야 할 것 같고, 늦으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그러면 쿠즈미를 잡지 못한다. 그런데도 어째서 달리고 싶은 걸까. 이 더운 날에. 만일, 내가 내리지 않겠다고 말하면? 쿠즈미는 고개를 기울이며 당연한 것을 묻는다는 듯 답한다. 그럼 나를 놓아줘야겠지? 아니, 널 잡을 거야. 그럼 자전거에서 내려야지. 둘 중 뭘 선택하든 넌 날 쏠 수 없잖아. 넌 네 손을 더럽히기를 싫어하니까. 오, 똑똑한 발언. 정답이야. 이것도 가짜 총이지. 쿠즈미는 총을 대충 던진다. 그렇지만 자전거에서 내려와줄래? 시마한테 아직 보여줄 게 많거든. 시마는 떨떠름하지만, 자전거에서 내린다.

 

자전거를 길가에 방해되지 않는 자리에 두고 오자 쿠즈미가 걷는다.

그를 따라가면, 어느 샌가 그의 앞에 쿠즈미의 부하가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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