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림길?
아, 그때 거기. 쿠즈미가 되묻다가 기억해낸 듯 큰 소리를 낸다. 그래, 그때 참 아쉬웠지. 반대로 갔으면 나를 잡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시마쨩, 자신감 넘치네. 그게, 아냐. 시마는 쿠즈미가 천천히 이부키의 얼굴에서 손을 떼어내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숨을 고를 수 있게 된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벌건 이부키의 얼굴을 보며 이제 창백해지는 쪽은 시마다. 그게 아니라면, 뭔데? 쿠즈미는 시마의 상처를 완전히 후벼팔 생각인 듯하다. 하긴, 그런 것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족속 같다고 생각한 적 있다.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떠넘기면 안 되는 거였어. 떠넘겼기 때문에 나는. 파트너를 원망하게 됐구나? 쿠즈미가 이미 모든 것을 파악한 듯이 시마를 올려다본다. 헤에, 너무하네. 쿠즈미가 뒤를 돈다. 시마는 어쩐지 품속이 묵직하다고 생각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들어 있지 않은 듯했는데, 이상한 일이다. 시마는 괜히 크게 기침하며 허리를 굽힌다. 어라, 양심이 찔려서 그런가? 그러니 숨을 쉴 때도 조심해야 한다구, 시마쨩. 쿠즈미가 잘난 듯이 무어라 떠들지만, 시마는 그가 잘 보지 못하는 자세로 품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확인한다.
총이다.
시마는 천천히 총을 꺼내 쿠즈미를 겨냥한다. 다시 뒤를 돌아본 쿠즈미는, 시마의 총구를 목격한다.
총을 가지고 있었네?
기수니까. 그래? 기수는 좋은 일이구나. 머리가 지끈거린다. 어디선가 들어본 문장인데. 시마가 눈을 가늘게 뜨며, 심장이 빗나가지 않도록 조준한다. 사격은 자신있다. 그가 맞추지 못한 유일한 것은, 죽음과 이부키 아이뿐이다. 이부키한테서 떨어져. 쿠즈미가 양손을 든 채로 천천히 이부키에게서 멀어진다. 한 발, 두 발. 손이 떨려온다. 일본 경찰 중 9할은 총을 뽑지 않는다고 했는데. 시마는 이로써 1할에 속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런데 시마, 철컥, 뒤에 불이 붙었는데?
뒤통수에 딱딱한 것이 닿아온다.
만일, 내가 지금 시마를 쏘면 파트너는 나를 원망할까?
아니면, 시마를 원망할까? 궁금하지 않아?
시마는 답하지 않는다.
그는 총을 쏘면, 이부키가 일어날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가 불행해질 것까지도.
시마는 방아쇠를 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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