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도 고집부리는 거야?
정말, 시마쨩은. 쿠즈미가 고개를 저으며, 손에 힘을 더욱 준다. 코와 입이 틀어막힌 이부키는 빠르게 죽어간다. 점점, 벌겋게 변하는 이부키의 얼굴을 보며 시마는 당장 뛰어가려 든다. 이제 창백해지는 쪽은 시마다. 어째서 모든 문제는 그에게 돌아와 착지하는 걸까. 어째서, 그는 모든 것을 망치는 걸까. 왜 그의 선택은 늘 잘못되었는지, 피타고라는 잘 만들면서 정작 제 인생의 스위치가 흘러가는 것은 막지 못하다니 한심하다. 이부키는 더 오래 이 세상에 남아야만 한다. 매번 실패하는 그와 달리, 이부키 같이 올바른 형사가 한 명 쯤은 있어도 된다. 아니, 있어야 한다. 그는 한 발, 디디려다 말고 품 속이 무거워진 것을 느낀다. 그곳에 조심히 손을 넣어본다. 안에는 총이 있다.
이부키한테서 떨어져.
시마가 총을 꺼내 끝내, 쿠즈미를 조준한다. 안전장치를 풀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건다. 총을 가지고 있었군. 쿠즈미가 시마를 보며 양 손을 들어올린다. 허억,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린다. 이부키! 일어나, 이부키! 시마가 그를 부른다. 이부키! 외쳐도 소용 없어. 시마쨩의 파트너는 훨씬 많이 연기를 마셨거든. 으득, 이가 갈린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외친다. 일어나, 제발. 살아 있다는 걸, 나한테 알려줘. 네 생명선이 길다는 걸, 두 눈으로 증명해줘.
애쓰지 않아도 돼. 시마쨩은 어차피 나를 못 쏘잖아.
뭐? 시마가 나를 쏘면, 사람을 죽이면 모두 불행해져. 시마의 가족도, 시마의 동료도, 그리고 시마의 파트너도 전부. 그런 얄팍한 도발에 넘어가지 않고자 시마는 앞니로 세게 입술을 깨문다. 경찰은 그런 거잖아. 총을 쏘지 않는 게 아니라 쏘지 못해. 모두가 불행해지거든. 후우, 시마가 숨을 깊게 내쉰다. 필요하다면 쏠 거야. 그리고 지금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지, 안 그래? 경관을 살해하려 했으니 정당방위야. 죽어가던 건, 시마가 아니잖아? 타인 같은 거 아무래도 좋으면서. 설마, 파트너는 다르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지? 쿠즈미가 두 손을 내린다. 시마는 그가 다시 이부키의 숨을 막을까 한 발 디딘다. 그리고 동시에 철컥, 뒤에 불이 붙어버렸는데?
보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총구다.
지금 쏘면, 이부키는, 내 파트너는 분명 일어날 거야.
그때는 절대, 널 용서하지 않아.
그것도 파트너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라는 건 알고 있지?
알아, 알다마다.
그래서 시마는 숨을 다시 한번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으며, 천천히 총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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