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 씨, 시마 씨!”
시마 씨, 들리세요? 이만 가야 해요. 시마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겨우 눈을 뜬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 머리야. 숙취인가요. 그러니까 어제 위스키는 조금만 마셔야 한다고 했잖습니까. 웃음 섞인 타박에 그는 초점을 맞추고자 눈을 깜박인다. 깜박, 아, 깜박, 코사카···. 네, 시마 씨. 너.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으십니까? 아니, 별거 아냐. 그냥. 꿈자리가 뒤숭숭했어.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그냥 꿈일 뿐이잖아요. 그래, 꿈은 그냥 꿈일 뿐이지. 그래서? 우리는 오늘 어디로 배정됐지? 오쿠타마 건입니다. 오쿠타마라···. 이상하네. 뭐가요? 뭔가, 오쿠타마에서. 아냐, 됐어. 착각이겠지.
“이번 사건, 끝나면 저희 집 옥상에서 술이라도 한 잔 하실래요?”
“그래, 좋지.”
시마 씨가 좋아하던 술로 사둘게요. 글린 그리안, 맞죠? 응, 대답하던 시마는 무언가 아주 중요한 것을 잊은 듯한 느낌이 들지만, 일단 출동이 급해 벗어둔 재킷을 빠르게 걸친다. 코사카, 먼저 가서 시동 걸어 놔. 차 키를 건네면 어느 새 제법 그럴듯한 형사가 된 후배의 뒷모습이 멀어진다. 그 뒷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시마는 어쩐지 더 러프하고 바보같은 사람이 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오늘따라 이상하다. 자꾸만 이상한 위화감이 든다. 와본 적 없는 미래에 도착해버린. 그렇지만, 모든 미래는 경험한 적 없지 않나. 그래서 더더욱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파일을 읽는다.
신고자가 경찰이군. 오쿠타마의 순경.
거의 10년, 오래도 있었네. 10년이면 세계 형사 드라마를 전부 볼 수 있겠지. 영어를 술술 말하게 되거나. 그것도 아니라면—글쎄, 고여 썩어 있을지도. 읽던 것을 덮고 그는 코사카가 지나간 길을 그대로 걸어간다.
걸음은 빠르고, 힘있으며, 거침없다. 한 번도 부메랑에 맞은 적 없다는 듯이. 수사1과는 바쁘게 돌아간다. 오쿠타마의 순경이 어떻게 사는지 신경 쓸 수 없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