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시마.”

아, 네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기수로 돌아온 게 기뻐서 멍하니 있는 거야? 하하, 웃는 진바를 어색하게 따라 웃던 시마가 제 손에 들린 종이를 바라본다. 못 돌아올 것 같은데요. 뭐? 저, 파트너가 없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진바가 시마의 손에 들린 종이를 가져가더니 시마의 이름 옆자리가 비어 있음을 깨닫는다. 아니, 남는 사람이라도 있을 거야. 내가 알기론 오쿠타마에서 한 명이. 아뇨, 괜찮아요. 당분간 운전기사라도 하면서 기다리죠, 뭐. 어이, 시마. 진바 씨, 파트너나 신경 써주세요. 커리어 도련님이잖아요? 그것도 형사국장 아드님이요. 제 걱정 할 때가 아니라고요. 시마가 두 팔을 위로 쭉 펴 스트레칭을 한다. 너, 정말 그래도 괜찮겠어?

괜찮지 않다고 해도 달라지는 게 뭐 있을까. 시마는 혀로 볼 안쪽을 꾹 누르며, 심드렁하게 답한다.

“괜찮아요. 어차피 떨어트렸다는 건, 다 이유가 있으니까 떨어진 거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진바는 파트너를 배정받지 못한 시마보다 아쉬운 듯 군다. 제가 괜찮다는데 왜 그러세요. 아까 보니까 신고 전화 들어왔어요. 무슨 신고, 교통사고래요. 교통사고? 네. 우리 관할 구역은 아닌 것 같은데. 왜 이쪽으로 신고가 들어왔지? 그러, 게요. 이상하네요. 진바가 머리를 긁적이며, 나갈 채비를 한다. 다녀오세요. 시마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짐은 싸 놔. 내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까. 시마는 그가 초동 수사를 맡게 될 사건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관할도 아닌데 이쪽으로 수사가 들어온 것, 그리고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기시감이다. 어쩐지 막지 못한 것 같다는, 묘한 기시감.

착각이겠지.

​피해자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고. 시마는 어설프게 맨 넥타이를 풀어낸다. 역시, 이번에도. 시마는 현장이라면 어디든 좋다. 돌아올 수만 있다면, 제 파트너는 누구든 상관없으나 그래도. 기다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도 어쩐지 찬스를 놓친 것 같은 찝찝함이 드는 것을 왜일까. 그것 역시 착각일 것이다. 6년의 갈증 때문에.

그는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한다. 사실은 기다림이 아닌 체념이라는 것을 모른 척하면서.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