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서오세요, 이곳은 배드트립 세계선에서 갈라져 나온 곳입니다.
불완전한 배드엔딩인 이곳은, 그래도 이부키가 시마의 전언을 조금이라도 이루어주고자 하는 세계입니다. 이부키는 죽이지 말라던 시마의 부탁을 들어주고 싶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시마가 바라던 올바른 형사는 변하지 않은 이부키의 모습 그대로였지만, 이부키가 생각하는 올바른 형사는 자신이 죽어가더라도 죄를 저지르지 말라던 시마의 모습이지 않을까요.
시마와 파트너를 할 수 있어 정말 좋았다, 모순적이게도 죽어가는 시마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어요. 이 세계의 시마는 이미 이부키에게 구원 받았고, 반대로 이부키를 건져 올리지는 못했으나 비교적 살아갈 수 있는 힘은 주었을 것 같아요.
스위치가 조금 옮겨졌다면, 이런 엔딩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옥 속에서도 계속 살아간다는 점에서 잘못되긴 했어도 비극적인 엔딩은 아닌 것 같네요. 원작에서는 죽이지 말라고 했을 때, 이부키가 시마의 마지막 말을 지키지 못하기 때문에 이곳에서도 이부키는 시마의 말을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다만, 시마의 어쩌면 저주나 다름없는 유언에 얽매여 제시간을 맞춘 기억과 맞추지 못한 기억을 다 감내하며 숨을 쉬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자수했던 거겠죠. 가마 씨처럼요. 가마 씨는 비록 살아갈 가치가 없다, 사형을 내려라, 라고 했지만...이부키는 그래도 살아갈 것 같아요.
이부키는 분명, 유언은 들어주지 못한 만큼 오래 살라는 약속은 들어줄 다정한 사람일 테니까요. 하지만 이부키가 어떤 사람인지와는 별개로 모든 것이 올바르게 돌아가지만은 않을 거라...이런 결말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곳에 도착해 비하인드까지 읽어주신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남기고 싶은 말씀은 언제든 페잉으로 찾아와 주세요.
그럼, 시마의 이루지 못한 바람을 위로하며
여러분의 바람은 언제나 완전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