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드트립 세계선에 도착하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아주 꽉 닫힌 배드엔딩을 공식에서 줬기 때문에 역시 시마의 스위치에서도 다루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 엔딩으로 시마의 인생이 끝나는 것 역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온전히 건네지 못하고 속에 담은 믿음은 썩을 대로 썩어 처음부터 안 믿느니만 못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러한 비극을 시마 혼자서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모든 것은 결국 쿠즈미라고 하는 '죄'로부터 출발한 거니까요. 그게 오해로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런 결말로 구를 수밖에 없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부키의 총성을 들은 시마는 아주 많이, 후회하겠죠. 후회할 지점이 너무 많아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한참 되짚어야겠지만요.
혼자 남아 용서할 수 없게 된 이부키가 어떤 행동을 취했을지는 여전히 저의ㅋㅋㅜ커다란 궁금증으로 남아 있습니다.
과연 이부키가 시마의 시체를 어떻게 했을지. 딱딱하게 굳은 몸을 홀로 바다에 던졌을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에요. 그렇다면 함께 빠졌거나 혹은 품에 안고 어디론가 떠난 거겠죠. 이 세계의 이부키가 겪을 외로움을 가늠할 수가 없네요. 막연히 시마의 이름을 대신 지고 살다가 집으로 돌아가면 현실을 마주하는 이부키를 생각하고 있어요.
비하인드에서는 아주...밝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계신 시마 카즈미 씨를 배경으로 선정하였습니다.
모순적이게도 쿠즈미의 마지막 기회는 시마가 죽고 난 후, 시간을 돌릴 거냐는 물음이었는데요. 그때의 기회를 붙잡았어도 올바른 엔딩에 도착했을지는 알 수 없으니까요...! 기차는 선로전환기라고 하는 일종의 스위치를 생각하며 썼는데 쓰고 보니 인셉션이 떠오르네요. 림보에 영영 빠졌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배드 엔딩까지 보신 분들, 또 비하인드까지 읽어주신 분들이 계신다면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남기고 싶은 말씀은 언제든 페잉으로 찾아와 주세요.
그럼, 시마의 완전한 끝을 기리며
여러분은 언제나 후회 없는 끝맺음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랍니다!